제가 이번에 이직을 하게 됐어요.
지원을 한건 아녔고, 사람인에 있는 제 이력서를 보고 먼저 면접 제의가 들어왔습니다.
사실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규모가 작아서 관심이 가지 않았어요.
남자친구가 봤을 때는 좋은 곳 같다며 면접 준비를 해보라고 저를 설득시키더라고요 ㅋㅋㅋ
그래서 기본적인거만 준비해서 면접 보러 갔는데, 막상 협상까지 끝내고 나니까 생각보다 더 좋은 곳이어서 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. 남자친구에게 고마워요 : )
면접 질문
1. 실무면접 (면접관 2 : 면접자 1)
- 지금 하고있는 일과 엮어서 자기소개
- 지금 회사에서 OO 업무 진행할 때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툴이 있는지
- OO 업무의 장단점
- 어른 대하는거 불편하지는 않은지
- 규모가 더 크고 제품을 만들던 회사에서 규모도 작고 설비 만드는 회사로 오면 경력에 마이너인데 괜찮은지
- 지금 회사 규모(매출액, 인원, 관리직 인원 등)
이것 이외에도 질문은 더 있었겠지만... 크게 어렵거나 임팩트 있는 질문은 없어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.
오히려 더 큰 회사에서 이곳을 오려는 것에 대해서 괜찮은지를 계속 물어보셨어요.
근데 이 부분은 면접 오기 전에 스스로도 고민을 했던 부분이라서 대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.
제 답변에 수긍은 하셨지만 아무래도 면접관 두 분은 '규모가 더 작은데도 오겠다고?'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ㅋㅋ
저는 규모보다는 '연봉, 복지, 워라벨, 근무지, 업계 변경' 등 더 이득인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말이죠.
(후.... 지금 회사 다니면서 규모가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건 안 비밀)
2. 임원면접 (면접관 6~7 : 면접자 1)
당일에 실무, 임원 면접 모두 진행되는 프로세스였어요.
실무면접 합격한 사람들만 남겨놨다가 대기 후 바로 이어서 임원면접을 봤어요.
면접 본 부서가 많았는데 하필 제가 임원면접 첫 빠따인지는 모를 일...ㅎㅎ
처음에 들어갔을 때 임원이 너무 많이 자리 잡고 계셔서 속으로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~
- 자기소개
- 회사에 대해서 아는 거 있는지
- 왜 퇴사하려는지
- 업무 하면서 트러블 날 때는 어떻게 했는지
- 프로젝트 엎어진 경험
- 지금 연봉 얼마인지
- 가족관계 (미혼/기혼 여부)
- 취미/특기
지금 연봉 얼마인지는 대표님이 물어보셨는데, 이 질문받고 속으로 '그린라이트인가?' 싶었어욬ㅋㅋㅋ
날 뽑고 싶으니까 내 지금 연봉을 궁금해한 건 아닐까라는 무한 긍정ㅋㅋㅋㅋㅋㅋ
이런 긍정적인 생각 덕에 어떤 질문을 받아도 긴장하지 않고 잘 대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.
나름의 면접 TIP
확실히 신입 면접과 이직할 때 면접의 마음가짐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ㅋㅋ
이미 사회생활에 쩌들어서 웬만한 거로는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을 얻게 돼서인지... 신입 때 면접 준비할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면접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게 신기하네요 ㅋㅋㅋㅋ
내 업무 경험에 대해서 물어볼 텐데 내가 다 아는 건데 뭘 준비할까 싶었어요. 그래도 그 와중에 준비하면 좋은 게 있습니다.
1. 면접 보러 가려는 회사의 강점
- 기술적인 거 1~2개, 그 이외 강점 1~2개 정도는 생각해놔야 이런저런 질문이 들어왔을 때 적절히 분배해서 잘 대답할 수 있더라고요.
2. 사장님이나 임원 인터뷰/회사 기사 중 인상적인 거 1개 정도는 기억해두기
- 저는 회사에 대해서 아는 거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잘 써먹었어요.
'OO 제품 생산하는 거로 유명하고 신사업으로는 OO 것도 하고 있다. 그래서 기술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, 제가 또 인상 깊게 본 기사가 있다. 그걸 보고 더 그렇게 느꼈다. 대표님께서 ~~ 얘기하신 거 보고 이 회사가 대내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지만, 대표님도 자부심이 대단하시다고 느껴졌다' 이런 식으로 대답했어요.
저렇게만 보면 뻔해 보일 수 있는데 디테일한 키워드와 적당한 논리를 갖다 붙여 넣으면 그럴싸해진답니다.
3. 넉살과 연기력
- 난 지금 이 질문이 들어올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, 처음 고민하는 것처럼 뻔뻔하게 연기하면서 답변하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지금 이 자리에서 처음 고민하는 것 마냥 얘기하면 특별한 답변이 아녀도 호의적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달까요...? ㅋㅋㅋ
4. 긍정 마인드
- 어떤 질문을 받아도 긍정적으로 해석! 이건 뭐 천성인 것 같아요. 그래서 쫄지 않고 제 생각을 더 편하게 잘 말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. 괜히 면접관이 뭘 질문했다고 '이 질문을 왜 하지? 테스트하는 건가?' 이러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제 페이스대로 대답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.
이 정도만 기본적으로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하네요.
면접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주로 하는 실수가 질문 리스트 쫙 뽑아서 A라는 질문에는 A'를 대답하고, B라는 질문엔 B'를 대답해야지! 하면서 준비하죠. 저도 신입 때는 그랬던 거 같아요.
근데 그렇게 하면 외운 걸 말하려다 보니 굉장히 부자연스럽기도 하고, 답변이 산으로 가기도 하죠.
면접을 준비할 때, '키워드+논리구조'만 준비해 놓는 게 좋은 것 같아요.
그렇게 되면 A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, 면접 흐름에 맞게 유동적으로 A'나 B' 또는 C'를 답변할 수도 있고, 혹은 A'+B', 'A+C'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가져다 붙일 수도 있거든요.
다들 면접 준비 잘하셔서 원하시는 곳 가시기를!
저는 뜻하지 않게 갑자기 이직하게 돼서 얼떨떨하지만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: 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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